HOKKAIDO is…
세계의 수많은 여행자를 마법처럼 끌어들이는 매혹적인 섬,
홋카이도는 공간을 뛰어넘는 시간 여행지다. 전통 다다미방과 료칸의 온천이 주는 휴식은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이며, 홋카이도의 제철 재료로 만든 가이세키 요리에는
자연과 계절의 이야기가 오롯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매력은
홋카이도의 역사를 대면하는 것이다. 일본의 전통과 아이누족의 문화가 직조된
한 편의 장엄하고 아름다운 시를 읽는, 홋카이도로 떠나는 여정.
Hoshino Resorts
KAI Poroto
호시노 리조트 카이 포로
포로토 호수에 둘러싸인 고깔 모양 목욕탕이 있는 온천 료칸
온천수도 매력적이지만, 호수와 맞닿은 풍경이 경이로운 카이 포로토의 야외 온천 탕
자작나무와 단풍나무 인테리어가 조화로운 객실 발코니에 바라본 호수
아이누족의
삶과 문화를 담아내다
바람 없이 조용히, 소리 없이 보슬비 내리는 날에 호시노 리조트 카이 포로토를 만났다. 이날만큼은 특유의 운치를 자아내는 비 오는 날씨가 오히려 고마웠다. 홋카이도의 자연 숲으로 둘러싸인 포로토 호수 가장자리에 단아하게 자리 잡은 카이 포로토. 이곳에서 홋카이도의 진짜 주인인 아이누족의 문화를 느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내리는 비가 성가시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이누 언어로 ‘포로토 코(Poroto Ko)’는 큰 호수를 의미한다. 이름에 걸맞게 호수를 리조트의 건물 안으로 끌어들여 물을 더욱 가깝게 품었으며 건축 디자인은 아이누족 마을로 보존하고 있는 ‘포로토 코탄(Poroto Kotan)’에서 영감을 얻었다. 홋카이도 고유의 건축, 예술 및 장식에 아이누 문화를 반영해서일까? 카이 포로토의 로비는 조금 특별했다. 아이누족이 주로 모이는 곳이던 상징적인 벽난로를 메인으로 인테리어 디자인을 했으며 로비 통창 너머로 보이는 원뿔 모양이 특이한 야외 온천 탕은 아이누족의 전통 가옥인 케툰니(Ketunni, 지붕을 지탱하기 위한 삼각대 구조)를 기본 구조로 삼았다. 건축물과 인테리어 이외에도 카이 포로토를 더 의미 있게 만드는 건 시라오이라는 이 지역이 가진 특별함이다. 시라오이 지역은 아이누 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으면서 100종 이상의 식물이 자라는 야생 조류 서식지이기도 하다.
천혜의 자연을 품은 포로토 호수를 마주한 모든 객실은 아이누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섬세한 인테리어로 장식했다. 아이누족이 사용한 정사각형 벽난로에 영향을 받아 디자인한 테이블, 그들의 삶을 녹여낸 나무로 만든 노와 아이누 패턴 벽과 방석으로 태초의 홋카이도를 담았다.
호시노리조트
“리조트 안으로 과감하게 호수를 끌어들여
홋카이도의 자연을 품고, 원뿔 모양의 건축물은 아이누족의 집을 반영했다.”
자연과 계절의 이야기를 담은 카이 포로토의 가이세키 요리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고
따뜻한 로컬 가이세키
카이 포로토의 프라이빗 다이닝 룸에서 제공되는 가이세키 코스는 연어알과 성게를 얹은 압착 감자 요리로 시작하지만 카이 포로토만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세심한 정성은 모둠 요리를 내오는 나무배 모양 접시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 접시는 아이누족이 무역할 때 이용하던 나무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것으로 가이세키 코스 요리에도 이렇듯 아이누 문화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메인 요리는 게와 가리비로 맛을 낸 전골이다. 해산물을 볶아서 만든 전골 국물에 홋카이도의 특산품인 게와 가리비를 넣어 풍미를 더했다. 현지 재료로 정성껏 준비한 가이세키 코스는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하고 만족스러웠다.
피부에 좋은 유기 광물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암갈색의 온천수
태초의 홋카이도를 느낄 수 있는 아이누족의 문화 체험인 ‘주머니 부적’ 만들기
카이 포로토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료칸 어메니티 세트
자연의 축복이
응축된 온천을 체험하다
카이 포로토의 온천은 세계적으로 드문 모르 온천으로 식물에서 유래한 유기 광물을 함유하고 있으며 암갈색을 띤다. 산카쿠노유와 마루노유라는 두 개의 온천 시설 중에서 나의 발걸음은 당연히 원뿔 모양의 목욕탕이 있는 산카쿠노유로 향한다. 포로토 호수를 마주한 노천탕에서 자연이 주는 원초적 자유를 만끽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실내에 위치한 마루노유도 이색적이다. 욕조의 돔 천장을 통해 부드러운 빛이 들어와 마치 동굴에 있는 듯 묘하게 신비로웠다.
자, 이제 마지막으로 아이누족의 문화를 직접 체험해본다. 카이 포로토가 준비한 주머니 부적 만들기는 자연의 모든 것에는 영혼이 있다고 믿은 아이누 사람들이 나쁜 것을 멀리하며 자연과 공존해온 지혜의 산물이다. 독특한 흙냄새가 나는 식물, 이케마에 다양한 허브를 혼합해 만든 이 주머니 부적은 오랫동안 나를 지켜줄 수호신이 될 듯하다.
초가 지붕에 뜰이 있는 전통 양식의 공간으로 색다른 다도 체험을 선사하는 포르톰의 다실
Portom
International Hokkaido
포르톰 인터내셔널 홋카이도
일본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문화를 엮은 아트 갤러리
전문 갤러리 못지않은 일본 미술과 공예품으로 가득한 게스트 살롱
일본의 전통을 만나는
보물찾기 여행을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르톰 인터내셔널 홋카이도의 매력을 공항에서의 접근성이라 생각할지 모른다. 홋카이도의 관문인 신치토세 공항 국제선에서 도보로 3분 거리에 위치한 호텔로 비행기에서 내려 10~20분 내외로 체크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르톰의 진짜 매력은 홋카이도를 아우르는 일본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일본 미술과 일본 전통 기법을 이용한 공예품을 전시한 로비는 갤러리에 있는 듯하다. 로비만큼 우아한 게스트 살롱에서 혼자만의 보물찾기를 해본다. 호텔 곳곳에 전시된 일본 미술과 공예품 사이에 에도 시대 말기 우키요에(浮世繪:에도 시대의 일상생활과 풍경, 풍물을 주로 그린 풍속화)의 대가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 이토 자쿠추(伊藤若冲)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여행을 하듯 이토 자쿠추의 <후시미닝교즈(伏見人形図)>와 우키요에 등 유명한 일본화에 빠져들다 보면 천년 고도로 떠난 시간 여행자가 된다.
교토의 유명한 아티스트가 만든 미술 작품으로 홋카이도의 사계절을 담았다.
시간 여행자로
만드는 다도 체험
아트 가든이라 불리는 객실 층 사이 공간 중앙에는 일본 전통 염색 기법인 초목염으로 물들인 천을 다이내믹하게 천장에서 늘어뜨려두어 감탄사를 부른다. 호수 수면을 연상시키는 매끄러운 바닥에 초목염의 색채가 아름답게 투영되도록 디자인한, 포르톰이 자랑하는 설치 미술품이다. 포르톰에서 맞는 두 번째 시간 여행은 스키야즈쿠리(数寄屋造り) 구조로 만들어 초가지붕에 뜰이 있는 전통 다실에서 경험하는 다도의 시간이다. 다실은 호텔 내부에 있으면서도 조명 기술을 활용해 시간의 흐름마저 느껴진다. 정성을 담아 제공하는 차와 화과자를 음미하며 시간을 부여잡는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여정의 마지막도 일본 전통 건축양식인 스키야즈쿠리를 응용한 다다미 공간이다. 이곳에서 시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한데 어우러지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
Lake Shikotsu Tsuruga Bessou
Ao no Za
레이크 시코쓰 쓰루가 베소 아오노자
시코쓰 호수에 있는 아오노자의 호화롭고 우아한 이야기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다. 아오노자(Ao no Za). 숨 막히도록 푸른(Ao, 碧) 공간(Za, 座)을 말한다. 신치토세 공항에서 40분 거리를 달려 도착한 아오노자에서 그 푸르디푸른 공간의 실체를 대면했다. 운무에 가린 다루마에산과 안개에 가린 시코쓰 호수는 한낮에도 시간을 가늠할 수 없는 풍광으로 경이로움을 안긴다. 지금은 안개 뒤로 숨어 보여주지 않는 시코쓰 호수가 지닌 깊은 푸른빛을 상상해본다. 3천 년의 역사가 깃든 맑은 물을 품은 곳, 시간에 따라 계절을 맞이하며 푸르도록 아름다운 청록색을 보여주는 호수를 품은 곳! 그래서 아.오.노.자인 것이다.
아오노자라는 이름에 담긴 그 담대한 의미는 프라이빗 온천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공용 온천 없이 실내 제트욕과 야외 온천욕을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프라이빗 야외 온천 탕은 모두 호수를 바라보고 있다. 온천 탕에 몸을 담그기 전, 발코니에 서서 시코쓰 호수의 전경을 먼저 감상해본다. 프라이빗 야외 온천욕의 매력은 내가 원하는 시간에 언제나 가능하다는 것이다. 새벽녘의 시코쓰 호수, 자정 무렵의 시코쓰 호수, 해 질 녘의 시코쓰 호수…. 하루에도 몇 번씩 달라지는 시코쓰 호수와 하늘을 바라보며 주어진 모든 시간을 푸르름으로 이어본다. 풍부한 표정으로 색채의 향연을 펼치는 물빛 앞에서 자연과 교감하는 나만의 이야기를 우아하게 써보는 것이다.
“물의 정원을 지나 도착한 아오노자의 로비는 압도적이고 웅장하다.
수천 년의 역사를 담아 자연의 경이로움을 표현하고자 했다.”
3천 년 역사를 담은
일본의 마음
아오노자는 수천 년 동안 이 지역에 수많은 혜택을 준 깊은 숲과 호수에 대한 경외감을 담아내고자 했다. 3천 년의 평화로운 역사를 로비 벽면에 구현하고 8m 벽으로 만든 작품에는 시간의 흐름을 켜켜이 쌓아 누적된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지층의 빛깔을 표현했다. 조몬 문화, 아이누 문화를 거쳐 현대까지 이어놓은 지층 사이의 경계가 경이롭다. 빛깔과 빛깔 사이의 경계가 조몬 시대와 아이누 시대라고 이해해본다. 수천 년의 역사를 마주하며 들어선 라운지 세이요(Seiyo)는 탁 트인 개방감이 압도적이다. 이 라운지 중앙에 자리 잡은 벽난로는 조몬 토기와 토우를 형상화하고 디자인해 조몬 난로라고 부른다.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이지만 우뚝 솟은 웅장한 난로의 모습에서 가늠할 수 없는 풍요로운 조몬 시대가 느껴진다. 이 공간에서 방문객은 본격적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일본의 마음이 전해지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손수건이나 티셔츠에 천연 염색을 할 수 있는 인디고 염색 체험을 해보거나 아이누 전통 드레스를 입고 포토제닉한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아오노자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문양과 작품들에서는 조상에 대한 존경과 애정, 그리고 평화로운 삶에 대한 기원이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아오노자가 제공하는 레터 서비스도 추천한다. 시코쓰 호수가 전하는 경이로운 이야기를 편지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객실 복도에서 내려다본 아오노자 로비와 세이란 바 전경,
그리고 아이누족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부엉이 조각품.